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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아직도 베트남이 젊다고요? 당신이 모르는 인구 비밀

by 박스피군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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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과 늙음의 교차로, 베트남의 두 얼굴 - 1억 인구의 기회와 그림자

오늘은 많은 분들이 젊고 역동적인 나라로 기억하는 베트남의 인구 구조에 대해 조금 더 깊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져와 보았습니다. 우리가 가진 막연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베트남의 현재와 미래를 가를 중요한 변화의 바람을 함께 느껴보시죠.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릴 수 있다는 절박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베트남의 인구 현황을 한번 조사해 보았습니다.

현재의 베트남, 황금 인구 구조의 마지막 불꽃

흔히 베트남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황금 인구 구조(Golden Population Structure)입니다. 이는 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적은 부양 인구로 많은 노동력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가는 이상적인 인구 구조를 말합니다.

2025년 현재, 베트남은 약 1억 16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며 세계 15위 인구 대국의 위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중 생산가능인구는 약 6,900만 명으로 전체의 67% 이상을 차지합니다. 마치 한창때의 청년처럼, 베트남 경제는 이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힘차게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황금기가 영원할 순 없겠죠. 몇 가지 중요한 지표들이 변화의 서막을 알리고 있습니다.

둔화되는 인구 증가율 : 한때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보였던 베트남의 연평균 인구 증가율은 최근 0.6%대까지 떨어졌습니다. 2023년 약 83만 명이던 연간 인구 증가 수는 2025년에는 약 6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출산율 : 2024년 기준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1.91명으로, 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는 경제 발전과 도시화,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인구 구조의 미래를 바꿀 가장 핵심적인 변수입니다. (참고 : 2024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0.75명)

즉, 베트남은 여전히 젊은 피가 넘치는 매력적인 시장이자 생산 기지이지만, 그 활력의 근원이었던 인구 보너스 효과가 서서히 정점을 지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몰랐던 베트남의 또 다른 얼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베트남이 고령화라니, 아직 먼 이야기 아닌가?라고 생각하셨다면, 아마 이 통계를 보고 깜짝 놀라실 겁니다. 베트남은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과거 한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이 수십 년에 걸쳐 겪었던 고령화의 과정을 베트남은 단 20년 만에 주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사회가 변화에 대비할 시간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훌쩍 높아진 중위 연령 : 인구 전체를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하는 사람의 나이를 중위 연령이라고 합니다. 이 지표는 국가의 나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죠. 2017년 29.7세였던 베트남의 중위 연령은 불과 7~8년 만인 2025년, 약 35세에 이르렀습니다. 30대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중년에 접어든 셈입니다.

- 고령사회, 초고령사회 진입 시간표 -

현재 (2025년) :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 약 9.3%, 고령화 사회 진입

2035~2038년 : 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돌파, 고령 사회 진입 예상

2045~2050년 : 65세 이상 인구 비율 20~25% 돌파, 초고령 사회 진입 전망

이 속도라면 베트남은 2039년경 황금 인구 구조 시대의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활기찬 청년의 모습 뒤로, 빠르게 늙어가는 중년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부자가 되기 전에 늙는다, 베트남이 마주한 거대한 도전

가장 큰 문제는 베트남이 충분한 경제적 부를 축적하기 전에 고령화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부자가 되기 전에 늙는다(getting old before getting rich)는 말로 표현합니다. 이는 여러 가지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노인 부양 부담의 급증 : 현재 생산가능인구 약 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구조지만, 2039년에는 약 4.5명이 1명을, 2050년에는 2.3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세대의 어깨가 지금보다 3배나 더 무거워지는 셈입니다.

취약한 사회 안전망 : 더 심각한 문제는 준비되지 않은 노후입니다. 현재 베트남 노인 인구의 무려 76%가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농촌 노인의 65% 이상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이 없습니다. 2030년에는 약 1,200만 명의 은퇴자가 연금 없이 노후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은 베트남 사회에 큰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 동력 약화 :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핵심 엔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로에선 베트남, 미래를 위한 필사의 레이스

물론 베트남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 노인 일자리 창출 등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연금제도 개혁과 사회보험 가입자 확대를 통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려 노력 중입니다. 또한, 요양 시설이나 노인 건강관리 시스템 등 복지 인프라 확충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늘 우리가 살펴본 베트남은 젊음이라는 빛나는 기회와 고령화라는 짙은 그림자를 동시에 품고 있는 나라입니다. 약 10~15년 후면 끝날 황금 인구 구조의 마지막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경제 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 사회의 충격을 흡수할 튼튼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역사적 기로에 서 있습니다.

베트남이 과연 이 거대한 인구 구조의 전환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 부유하고 강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린 나라'의 전철을 밟게 될지, 앞으로의 10년이 베트남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이 흥미진진하고도 절박한 레이스를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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