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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라오스의 주요도시 6편, 4000개의 섬 씨판돈(Si Phan Don)

by 박스피군 2025.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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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남부,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한 곳에 도달하면 거대한 메콩강이 광활하게 펼쳐지며 수천 개의 섬과 모래톱을 만들어내는 명소가 있다. 바로 씨판돈(Si Phan Don), 라오어로 '4000개의 섬'을 의미하는 아름다운 강변 군도 지역이다. 원래 거세차게 흐르던 메콩강의 격렬한 흐름도 이곳에서는 고요히 멈춘 듯, 섬과 섬 사이를 잔잔히 흐르며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분주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참된 휴식과 소박한 모험을 동경하는 여행자들에게 씨판돈은 그야말로 지상낙원 그 자체다. 오늘은 메콩강이 선사한 4000개의 쉼표, 씨판돈을 한번 찾아보았다.


 씨판돈의 수많은 섬들은 오랜 세월 동안 메콩강의 퇴적 작용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우기에는 강물이 불어나 많은 섬들이 물속에 잠겼다가, 건기가 되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고요한 강변 마을에도 남겨진 역사의 흔적이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19~20세기), 프랑스인들은 메콩강의 거대한 폭포(콘파펭 폭포)로 인해 수로가 막히자, 이를 우회하여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연결하는 물류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돈뎃(Don Det) 섬과 돈콘(Don Khon) 섬 사이에 라오스 최초의 협궤철도를 건설하였다. 현재는 녹슨 기관차와 끊어진 철길의 흔적만이 남아있지만, 당시에는 중요한 교통 요충지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곳이다. 이후 베트남 전쟁과 라오스 내전 시기에도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되었으나, 전쟁이 종료된 후 씨판돈은 다시 평화로운 농업과 어업 중심의 지역으로 회귀해 오늘날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안식처가 되었다.


씨판돈에는 약 10여 개의 유인도가 있으며, 그중에서도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섬은 서너 개의 섬이다. 각 섬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섬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니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 돈뎃 (Don Det) :

 배낭여행자의 낙원, 자유와 청춘의 섬! 씨판돈에서 가장 많은 배낭여행자들이 모이는 돈뎃은 여행자들을 위한 천국 같은 곳이다. 저렴하고 아늑한 강변 방갈로부터 멋진 카페와 레스토랑까지, 모든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이곳의 최고 매력은 단연 해먹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여유로운 순간이다. 메콩강의 고요한 물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거나 낮잠을 즐기는 '무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자전거로 섬 구석구석을 탐험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남송강에서 튜빙과 카약을 즐기는 모습도 돈뎃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해질 무렵 강변에 앉아 맥주 한 잔과 함께 바라보는 석양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순간이 아닐까?

- 돈콘 (Don Khon) :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평화로운 섬, 폭포와 돌고래의 낭만! 돈뎃 바로 옆, 오래된 프랑스 철교로 연결된 돈콘은 돈뎃보다 더욱 고요하고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씨판돈의 아름다운 자연과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흔적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 리피 폭포 (Li Phi Falls, 솜파밋 폭포) :

'악령의 함정'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과 달리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여러 갈래로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수와 주변의 에메랄드빛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 장관을 연출하는데, 폭포 주변의 잘 정비된 산책로에서 하이킹을 즐기거나 작은 모래사장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프랑스 식민지 유적, 오래된 증기기관차, 끊어진 철길, 당시의 프랑스식 건물들은 생생한 역사의 흔적도 남아 있어 눈길을 끈다. 그리고 이라와디 돌고래 관찰 투어가 있는데, 돈콘 섬 남쪽 메콩강에서 멸종위기 민물 돌고래를 만날 수 있는 보트 투어가 인기 있다. (항상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주로 새벽이나 해질 무렵에 관찰 확률이 높으니 설레는 마음으로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놓치면 아쉬워서 몇일 머무르며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

- 돈콩 (Don Khong) :

씨판돈의 최대 섬, 현지인의 일상을 볼수 있다. 씨판돈에서 가장 큰 섬 돈콩은 다른 섬들에 비해 관광객이 적어 더욱 한적하고 현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넓게 펼쳐진 논밭, 아담한 전통 마을, 고즈넉한 사원들을 자전거로 둘러보며 라오스 시골의 평화로운 일상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최고로 추천하는 섬이다.

- 콘파펭 폭포 (Khone Phapheng Falls) :

동남아 최대의 폭포다. 과장 좀 해서 '라오스의 나이아가라'라고 불리며, 꽤 멋진 장관을 품고 있는 곳이다. 씨판돈의 섬들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본토에 위치), 놓칠 수 없는 명소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콘파펭 폭포는 '메콩강의 나이아가라'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물이 거대한 바위들 사이로 부서지며 쏟아져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폭포의 웅장함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시원한 물보라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 자전거 하이킹(기본) :

섬 곳곳을 가장 자유롭고 편안하게 탐험할 수 있는 방법이다. 논둑길, 마을길, 강변길을 따라 페달을 밟으며 씨판돈을 둘러볼 수 있다. 

 

- 카약킹 & 튜빙 :

 메콩강의 잔잔한 물결을 따라 즐기는 여유로운 수상 액티비티다. 방비엥과는 또 다른, 씨판돈만의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튜빙 경험을 할 수 있다.

 

- 이라와디 돌고래 워칭 보트 투어 :

운이 좋다면 귀여운 민물 돌고래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 해먹에서 낮잠 & 독서 :

 강변 방갈로의 해먹에 몸을 맡기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가져보자.

 

- 로컬 음식 체험 :

강에서 막 잡은 신선한 생선 요리, 정겨운 라오스 전통 음식, 그리고 시원한 비어라오 한 잔은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줄 것이다.

 



- 팍세에서 씨판돈까지 가는 법 (교통) :

 보통 라오스 남부의 관문 도시인 팍세(Pakse)에서 출발한다. 팍세 남부 버스터미널에서 씨판돈행 버스나 미니밴을 타고 나카상(Nakasang) 마을까지 이동(약 2~3시간 소요, 교통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음)하며,  나카상 선착장에 도착하면 돈뎃, 돈콘, 돈콩 등 각 섬으로 향하는 보트를 탈 수 있다.

 

- 최적의 여행 시기 :

 씨판돈을 여행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날씨가 맑고 건조하며 강 수위도 적당한 건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다. 6월부터 10월까지의 우기에는 일부 섬이 물에 잠기거나 보트 운행이 어려울 수 있으며, 강 수위가 높아져 일부 액티비티(예: 리피 폭포 근처 수영)가 제한될 수 있다.

 

- 숙소 선택 :

돈뎃과 돈콘에는 배낭여행객을 위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부터 좀 더 편안한 시설을 갖춘 작은 리조트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다. 돈콩은 좀 더 조용하고 현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숙소가 많은 편이다. 성수기(건기)에는 미리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

 

- 필수 준비물 :

뜨거운 햇볕을 피할 모자, 선크림, 선글라스는 필수! 모기가 많으니 모기 기피제도 꼭 챙겨야 한다. 편안한 신발과 수영복도 준비하면 좋다. 섬 안에서는 ATM을 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 충분한 현금(라오스 낍 또는 태국 바트/미국 달러 소액권)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씨판돈은 단순한 '4000개의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훌쩍 뛰어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시간이 빚어내는 특별한 조화 속에서 진정한 '휴식'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는 지역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시간표와는 달리, 메콩강의 잔잔한 물결처럼 천천히 그리고 평화롭게 흐르는 씨판돈에서의 시간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여유와 행복을 만끽해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누비다 마주치는 아이들의 순수한 미소, 해먹에 누워 바라보는 한가로운 강물의 흐름, 강변 식당에서 맛보는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요리, 그리고 밤하늘을 수놓은 반짝이는 별들까지. 씨판돈에서의 모든 순간이 당신에게 메콩강의 잔잔한 물결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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