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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리포트

출구 없는 소모전의 늪, 이란-이스라엘 전쟁 6일째 상황

by 박스피군 202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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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갈되는 무기고, 멈추지 않는 보복, 6일째 전쟁중인 이란-이스라엘의 위험한 소모전

전쟁 6일째, 테헤란과 텔아비브의 하늘에는 화약 냄새와 함께 깊은 피로감이 내려앉았다. 첫날의 충격과 분노는 이제 처절한 인내심의 시험으로 바뀌었다. 양국의 무기고가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승리의 환호는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 중동을 지배하는 것은 '누가 먼저 무너지는가'에 대한 냉혹한 계산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공습경보에 대한 시민들의 무뎌진 공포뿐이다. 이것은 더 이상 단기전이 아닌, 양국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 내는 잔혹한 소모전의 시작이다.

 

숨 돌릴 틈 없는 공방, 초음속 미사일과 벙커버스터의 교환

지난 엿새간의 공방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다.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으로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상당수가 파괴되면서, 이스라엘 본토로 날아드는 미사일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폭풍 전야의 고요함에 불과했다.

6월 18일 새벽, 이스라엘 공군기 50여 대가 다시 한번 이란의 심장부, 테헤란 상공에 나타났다. 이번 목표는 더욱 집요하고 근본적이었다.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 생산 시설'과 지대지 미사일의 부품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이는 단순히 만들어진 무기를 파괴하는 것을 넘어, 무기를 만드는 능력 자체를 거세하겠다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었다. 테헤란 도심은 이른 새벽부터 거대한 폭발음에 휩싸였고, 같은 날 이스라엘은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아라크 중수로 지역까지 파괴하며 이란 핵 프로그램의 숨통을 조였다.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잠시 주춤했던 미사일 공격은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재개되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비장의 카드, '파타흐-1' 극초음속 미사일을 꺼내 들었다.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변칙 기동하는 이 미사일은 요격이 극히 어려운 무기체계다. 6월 19일,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상공에서 다시 폭발음이 들렸고,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병원 인근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타격을 입으며 피해는 확산되었다. 이란은 "우리의 보복 의지는 꺾이지 않았으며, 더욱 새로운 무기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 X (구 트위터)

바닥나는 무기고, 누가 먼저 한계에 도달할까?

이처럼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면서 양측 모두 '전쟁 지속 능력'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닷새간 이란은 약 380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소모했다. 서방 정보기관은 이란의 남은 미사일 재고를 700~1,300발 정도로 추정한다. 현재의 소모 속도라면, 길어야 2~3주 안에 핵심 타격 능력이 고갈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에서 미사일이 소모되고 있으니 이스라엘 역시 '아이언돔'과 '애로우' 요격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중이다. 한 발에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요격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방어 능력이자 동시에 막대한 재정적 부담이다. 미국이 긴급 지원에 나섰지만, 이란이 계속해서 값싼 드론과 미사일로 포화 공격을 이어간다면 방공망이 한계에 부딪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결국 전쟁은 이제 누가 더 많은 미사일을 가졌고,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변모했다. 승패는 최전선의 전투기 조종사가 아닌, 후방의 군수 담당자와 무기 생산 라인의 손에 달리게 된 셈이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이쯤에서 우리는 이 전쟁의 본질을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명확했다. 이란의 핵과 군사 지휘 체계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 이를 위해 나탄즈, 아라크, 포르도 등 이란의 거의 모든 핵 관련 시설을 타격했다. 또한,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알리 샤드마니 전시 참모총장을 포함한 군 수뇌부와 최소 9명 이상의 핵심 핵 과학자들을 제거했다. (이란은 일부 군 고위 인사의 생존을 주장하며 심리전을 펼치고 있지만, 지휘체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 이란의 목표는 '보복'과 '자존심 회복'을 넘어, 이스라엘에 지속적인 고통을 안겨 전쟁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완벽한 방어 신화를 깨고, 주요 도시의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다. 더 나아가, 만약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경우 중동 내 미군 기지 타격과 세계 석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잿더미 속의 질문, 이 전쟁의 끝은 어디인가?

전쟁 6일째, 국제사회의 '자제 촉구'는 공허한 외침이 된 지 오래다. 유가는 급등하고 중동을 오가는 항공편은 길을 잃었다. 이제 세계는 이 위험한 불장난이 중동을 넘어 전 세계적인 재앙으로 번지지 않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테헤란의 지하 방공호에서, 텔아비브의 아파트 계단 밑에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다음 미사일이 어디에 떨어질지, 내 가족이 무사할지를 확인하며 잠 못 이루고 있다. '일어서는 사자'와 '진실의 약속'이라는 거대한 깃발 아래, 희생되는 것은 결국 이름 없는 이들의 평범한 일상이다.

한때 영웅적인 승리를 꿈꿨을 양국의 지도자들은 이제 매일 아침 보고되는 소모된 미사일의 숫자와 파괴된 시설 목록을 보며, 이 지독한 소모전의 출구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굴러가기 시작한 복수의 수레바퀴는 너무나도 무겁다. 이 전쟁의 끝은 어느 한쪽의 완전한 항복이 아니라, 양쪽 모두가 모든 것을 잃고 폐허 위에 주저앉는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비극적인 예감이 중동의 하늘을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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