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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치앙마이 다음은 여기! 예술의 도시 치앙라이 추천

by 박스피군 202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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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이런 곳이? 순백의 천국, 사파이어빛 사원, 그리고 검은 지옥까지

"치앙마이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할까?"

태국 북부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이들이 한 번쯤 던지는 질문이다. 만약 당신이 그저 그런 관광지를 넘어,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강렬하고 예술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정답은 단연코 치앙라이(Chiang Rai)라고 말해주고 싶다.

상상해 보자. 지옥의 고통을 딛고 천국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는 순백의 사원, 온통 사파이어 빛으로 물들어 꿈속을 걷는 듯한 푸른 사원,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명상을 던지는 검은 집까지.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로 보기엔 좀 아쉬운 곳이다. 태국 최북단, 란나 왕국의 첫 수도였던 이 도시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거대한 갤러리이자, 영적인 순례지다.

오늘은 태국의 다른 어떤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치앙라이만의 독특하고 매혹적인 예술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해보고자 한다. 당신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여정이 될지도 모르는 예술의 도시 치앙라이다.

1. 잊혀진 왕국의 심장, 치앙라이의 역사 

치앙라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이 도시가 품고 있는 깊은 역사를 알아야 한다.

1262년, 란나 왕국의 위대한 멩라이 왕은 이곳에 란나 왕국의 첫 수도를 세웠다. 비록 수도는 곧 치앙마이로 옮겨졌지만, 왕국의 시작점이라는 자부심은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이후 수백 년간 버마(미얀마)의 지배를 받는 아픔을 겪기도 했고, 1899년에 이르러서야 시암(태국)의 일부가 되었다. 이러한 역사 덕분에 치앙라이는 태국 북부의 란나 문화, 버마 문화, 그리고 산악 소수민족의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색채를 지니게 되었던 것이다. 태국의 국보 1호인 '에메랄드 불상'이 1432년 바로 이곳 치앙라이의 왓 프라깨오 사원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이 작은 도시가 태국 불교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 볼 수 있다.

 

2. 치앙라이 예술의 정수, 흰색, 파란색, 검은색의 세가지 유혹

 

치앙라이 여행은 이 세 가지 색깔의 건축물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이들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위대한 예술가들이 평생을 바쳐 만든 걸작들이라 할 수 있다.


① 순백의 천국, 왓 롱쿤 (White Temple)

치앙라이를 전 세계에 알린 일등 공신. 태국의 대표 예술가 찰름차이 코시피팟이 부처님의 순수함을 표현하기 위해 지은 이 사원은, 눈처럼 새하얀 외관과 햇빛에 반짝이는 유리 조각들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이 사원의 진가는 '윤회의 다리'를 건너는 체험에 있다. 다리 아래에는 고통스럽게 손을 뻗는 수백 개의 지옥 조각상들이 있고, 이 다리를 건너야만 비로소 순백의 본당, 즉 천국에 닿을 수 있다는 이야기. 단순한 관람을 넘어, 불교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깊은 울림을 주는 명소다.

② 사파이어빛 꿈, 왓 롱수어텐 (Blue Temple)

화이트 템플이 천상의 순수함을 표현했다면, 블루 템플은 깊고 신비로운 불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사원 전체가 강렬하면서도 평온한 사파이어 블루 색상으로 덮여 있고, 화려한 황금 장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원 내부에 모셔진 거대한 순백의 불상은 푸른 공간 속에서 더욱더 고요하고 자비롭게 빛난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깊은 바닷속이나 푸른 꿈속을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운 기분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③ 삶과 죽음의 명상, 반담 박물관 (Black House)

화이트 템플, 블루 템플과 함께 치앙라이 예술 기행의 정점을 찍는 곳으로, 태국의 또 다른 위대한 예술가, 타완 두차니가 만든 이곳은 '검은 집'이라는 이름처럼 어둡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여러 채의 검은색 목조 건물 안에는 동물의 뼈, 가죽, 기이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는 삶과 죽음, 욕망 등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던진다. 유쾌하기보다는 다소 무겁고 심오한 분위기이지만, 가장 강렬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3. 예술을 넘어, 치앙라이의 또 다른 매력들

치앙라이의 매력은 예술 사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골든 트라이앵글 (Golden Triangle) : 태국, 미얀마, 라오스 세 나라의 국경이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만나는 신비로운 곳이다. 전망대에 서서 세 나라를 한눈에 담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과거 세계 최대의 아편 생산지였던 어두운 역사를 지닌 곳이기도 해, 묘한 긴장감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싱하파크 (Singha Park) : 태국의 대표 맥주 회사 '싱하'에서 운영하는 거대한 농장 공원.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과 아름다운 꽃밭, 호수를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거나, 짚라인을 즐기고,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다.

푸치파 (Phu Chi Fa) : '하늘을 가리키는 산'이라는 뜻의 이곳은 태국 최고의 일출 명소로 꼽힌다. 새벽녘, 발아래 구름바다(운해)가 펼쳐지고 그 위로 해가 떠오르는 장엄한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치앙라이 야시장 :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은 역시 맛있는 음식과 활기찬 분위기! 치앙라이 야시장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북부 음식을 맛보고, 소수민족이 만든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구경하며 현지의 밤도 즐겨보는 걸 추천한다.

 

4. 치앙라이 여행, 어떻게 갈까?(교통 꿀팁)

치앙마이에서 이동 :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버스다. '그린버스(Greenbus)'가 약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약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VIP 등급 버스를 예매하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항공편 : 치앙라이 국제공항이 있어 방콕 등 태국 주요 도시에서 국내선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현지 교통 : 시내에서는 썽태우(로컬 버스)나 택시, 그랩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화이트 템플, 블루 템플, 블랙 하우스 등 주요 명소들이 시내 외곽에 흩어져 있어, 오토바이를 렌트하거나 하루 동안 택시를 대절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국경의 도시가 예술로 피어나다

 

치앙라이 여행을 마치고 나면, 마음속에 한 가지 질문이 남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이 조용한 국경 도시는 이토록 독창적이고 강렬한 예술의 도시가 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 답은 치앙라이가 겪어온 역사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란나 왕국의 첫 수도였지만 곧 잊혔고, 오랫동안 강대국의 지배를 받았으며,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라는 오명을 쓴 '골든 트라이앵글'과 국경을 마주한 도시. 그 경계에서의 긴장감과 다양한 문화의 충돌, 그리고 소외의 역사가 오히려 예술가들에게는 더 깊은 영감을 주지 않았을까?

치앙라이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순수한 빛이 태어날 수 있고, 가장 혼란스러운 경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예술이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단순히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을 넘어, 삶과 죽음, 순수와 욕망, 역사와 현재의 경계를 거닐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당신의 영혼에 깊은 울림을 남길 도시, 치앙라이가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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