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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캄보디아의 주요도시 6편, 캄퐁참(Kampong Cham)

by 박스피군 2025.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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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의 숨결, 캄보디아 캄퐁참(Kampong Cham)

 캄보디아 여행을 계획할 때,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레 앙코르의 신비로운 유적이나 수도 프놈펜의 활기찬 에너지로 향하곤 한다. 물론 그곳들은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매력을 품고 있지만, 만약 캄보디아의 또 다른 얼굴, 보다 깊고 잔잔한 속살을 만나고 싶다면 메콩강변의 도시, 캄퐁참(Kampong Cham)을 추천한다.

 

 프놈펜에서 북동쪽으로 약 124km, 차로 2~3시간 거리에 위치한 캄퐁참은 캄보디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하지만 그 규모에 비해 놀랍도록 평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단순한 도시를 넘어, 유구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그리고 메콩강이 선사하는 풍요로운 자연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여행지이기에, 북적이는 관광지를 벗어나 진정한 캄보디아의 삶과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캄퐁참은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족의 항구'에 담긴 캄퐁참의 역사 속으로

 캄퐁참이라는 이름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담겨 있다. '참족(짬족)의 항구'라는 뜻인데, 이는 과거 베트남 중남부 지역을 지배했던 참파(Champa) 왕국과 관련이 깊다. 17세기 말, 참파 왕국이 멸망하면서 많은 참족 사람들이 메콩강을 따라 이곳 캄보디아로 이주해 정착하게 되었고, 그들의 존재가 도시 이름에 흔적을 남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캄퐁참에서는 오늘날에도 이슬람 사원을 발견할 수 있으며, 참족 후예들이 이루는 독특한 공동체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메콩강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끼고 있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캄퐁참은 예로부터 중요한 교통의 요지이자 상업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여러 문화가 교류하고 융합되었고, 이는 캄퐁참만의 다채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바탕이 되었다.

 

강변의 평화, 삶의 활기 캄퐁참의 풍경 스케치

 캄퐁참에 들어서면, 거대 도시의 번잡함과는 다른 평화로운 공기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도시의 젖줄인 메콩강은 이곳 사람들의 삶과 풍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 질 녘이면 강변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거나 에어로빅을 즐기는 현지인들의 활기찬 모습, 강가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가족들의 평화로운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비록 캄보디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약 6~7만 명(도시 기준)의 인구는 번잡함보다는 아늑함을 느끼게 하는데, 이곳의 시간은 마치 메콩강의 물결처럼 느리고 유유히 흐르는 듯 하다. 여행자들은 이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잠시 바쁜 일상을 잊고 온전한 휴식과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느긋하고 여유로운 한때를 즐길 수 있다. 날씨는 전형적인 열대 몬순 기후로 연중 덥지만, 특히 11월부터 4월까지의 건기는 여행하기에 가장 쾌적하며, 캄퐁참만의 특별한 경험을 하기에 최적의 시기라 볼 수 있다.

 

 

시간과 자연이 빚은 예술, 캄퐁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경험들

 캄퐁참은 눈부신 랜드마크나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경험을 주는 도시다.

  1. 건기에만 피어나는 기적, 코팬 대나무 다리 (Ko Paen Bamboo Bridge): 캄퐁참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이곳을 방문해야만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 중 하나이다. 매년 건기(대략 11월~4월), 메콩강 수위가 낮아지면 현지인들이 직접 대나무 수천 개를 엮어 약 600m 길이의 다리를 강 위에 세우는데, 사람과 오토바이, 자전거가 이 위를 아슬아슬하게 건너 강 반대편의 코팬 섬으로 향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발밑으로 느껴지는 대나무의 탄성과 삐걱거리는 소리, 눈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메콩강의 풍경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가라앉는거 아니야라는 가벼운 공포감은 덤이다.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강물의 숨결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 다리는 캄퐁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우기에는 위험성 때문에 완전히 철거되므로 방문 시기를 꼭 확인해야 한다!)
  2. 메콩강의 보물섬, 코팬 섬 (Koh Paen Island): 대나무 다리를 건너 도착하는 코팬 섬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운 농촌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 자전거를 빌려 섬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잘 정돈된 논밭과 과수원, 전통적인 고상 가옥, 그늘 아래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소들, 그리고 마주칠 때마다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순박한 주민들까지. 이곳에서는 캄보디아 시골 마을의 정겹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완벽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3. 천 년의 시간이 공존하는 곳, 왓 노코르 (Wat Nokor): 캄퐁참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사원 중 하나로,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무려 11세기 앙코르 시대에 지어진 고대 사암 사원 유적과 그 위에 혹은 그 안에 자리 잡은 현대적인 불교 사원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거대한 돌기둥과 벽면, 그리고 화려한 색채의 현대식 지붕과 불상들이 한 공간에 어우러져 시간의 중첩이라는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캄퐁참의 깊은 역사와 현재의 신앙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라 볼 수 있다.
  4. 강과 언덕이 선사하는 절경, 왓 한체이 & 프놈 스레이/프놈 프로스: 메콩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언덕 위에 자리한 사원들을 찾아보는걸 추천한다. 왓 한체이는 강변 언덕 위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메콩강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추천하는 몇 안되는 장소 중 하나다. 고대 크메르 유적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역사 탐방과 풍경 감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또한, 프놈 스레이(여자산)와 프놈 프로스(남자산)는 나란히 솟아 있는 두 언덕으로, 각각의 정상에는 사원과 탑이 세워져 있으며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두 언덕의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캄보디아 전설을 들어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다. 풀이하기에는 매우 긴 이야기지만 이 전설 때문에 캄보디아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청혼하거나 결혼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습이 되었다고 한다.
  5. 현지의 삶 속으로: 마을, 시장, 그리고 숨겨진 보석들:
    • 청콕 마을 (Cheung Kok Village): 지속 가능한 관광을 추구하는 이 마을에서는 전통적인 캄보디아 농촌의 삶을 보다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다. 현지 가정에서 숙박하거나, 그들이 만든 섬세한 수공예품(특히 실크 제품)을 구입하고, 간단한 농사일을 돕는 등 진솔한 문화 교류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지만 현재는 참기가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
    • 캄퐁참 시장 (Kampong Cham Market): 어느 도시든 시장은 그곳의 활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캄퐁참 시장 역시 신선한 농산물과 과일, 군침 도는 길거리 음식, 다양한 생필품, 그리고 이 지역 특산품인 끄로마(전통 스카프)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언제나 도시의 시장은 현지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기에 한번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프렌치 타워 (The French Tower):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유산으로 남아있는 오래된 탑은 도시의 복합적인 역사를 보여주는 이정표라 볼 수 있다. 메콩강변, 키즈나(Kizuna) 다리 근처에 위치한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등대(라이트하우스)로,
      이 타워는 1900년대 초 프랑스가 건설했으며, 당시 메콩강을 오가는 화물선과 선박을 감시하고 도시 방어 및 경계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주지사 관저와 연결된 선을 통해 탑 꼭대기에서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전해진다. 지금은 랜드 마크로 사진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 왓 모하 립 (Wat Moha Leap): 캄보디아에서는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목조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사원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전통 크메르 목조 건축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귀한 유적이다.

캄퐁참으로의 여정: 알아두면 좋은 정보

  • 교통편:
    • 프놈펜 출발: 가장 일반적인 방법. 버스, 미니밴, 택시 등 다양한 옵션이 있으며, 약 2~3시간이면 도착한다. 비교적 가까워 서 부담 없이 다녀오기 편하다. 
    • 씨엠립 출발: 거리가 꽤 멀기 때문에 프놈펜을 경유하거나 국내선 항공편으로 프놈펜 이동 후 육로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도시 내 이동: 툭툭이 가장 편리하며,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반나절 또는 하루 투어를 흥정할 수 있다. 자전거를 대여하여 강변이나 시내를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특히 코팬 섬은 자전거 투어가 제격.
  • 여행 최적기: 건기인 11월부터 4월까지가 가장 좋다. 특히 대나무 다리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시기에 맞춰 방문해야 한다.
  • 기념품: 캄퐁참은 끄로마와 실크 제품으로 유명한데, 시장이나 청콕 마을 등에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캄퐁참은 화려한 볼거리나 역동적인 엔터테인먼트를 기대하는 여행자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진정성 있는 경험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다면, 캄퐁참은 어쩌면 베스트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이곳에서는 시간에 쫓기듯 명소를 찾아다니는 대신, 메콩강의 잔잔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현지인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매년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경이로운 대나무 다리를 건너고, 천 년의 역사가 깃든 사원에서 고요히 사색에 잠기며, 순박한 미소가 가득한 시골 마을을 자전거로 누비는 시간. 이 모든 것이 캄퐁참이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이라 볼 수 있다.

메콩강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시간의 향기를 따라 걷는 특별한 여정의 한 장소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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